중견기업 간부인 정부장. 그는 별명이 A컵이다. 남자인 그의 별명이 왜 A컵인가.
그는 회의시간에 누군가 자기 말에 이의를 제기하면 그날 하루를 망친다. 반박은 곧 인격모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대가 제기한 의견의 내용이 옳고 그름을 떠나 일단 그가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데 화가 치미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부하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일일이 조목조목 반박하는 것을 즐긴다. 그래야 자신의 권위가 산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아냐, 아냐. 그래서 목표 근처에나 가겠나? 이건 고객만족 문제가 아니라 예산의 문제란 말이야." 그러다 보니 회의시간에 의견을 내는 사람은 오직 정부장 뿐이다.
무엇이 잘못인지 모른 채 의욕없고 무기력한 부하들만 보면 한숨 나오는 정부장.
요즘은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시작했다. 젊은 시절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무용담을 늘어놓기 좋아하는 정부장. 사실 당시에는 회사 내에서 꽤 똑똑하다는 평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공부와는 담을 쌓은지 오래다. 가끔 임원들이 추천한 도서 정도 읽을까... 자기계발에 시간을 쓰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했던 이야기 또 하고 또 하고... 움직이는 녹음기라는 별명이 달리 생긴 게 아니다.
가끔 책을 읽고 나서도 저자에 대해 비난하기 바쁘다. 대충 살펴보고는 영양가가 없다는 둥, 뻔한 이야기라는 둥, 허황된 이야기라는 둥... 폄하하기 바쁘다. 보고나 회의 때 부하가 인용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심드렁하게 받아들인다. 뭐든 다 알고 있는 부장에게 누가 의욕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지식을 공유하려고 하겠는가.
* * *
A컵 정부장님, 옹졸해지지 맙시다. 권위를 세워보겠다는 부장님의 행동 하나하나가 다 뒤에서는 욕먹기 딱 좋은 것들이네요. 그렇게 자신이 없습니까? 곰곰히 생각해 보세요.
-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거든 그 사람의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 취할 점을 얻으세요. '보완'의 기회입니다.
- 부하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언제나 장점을 찾아 칭찬을 해주세요. 장점을 일깨워주면 단점은 저절로 깨우쳐준 셈입니다.
- 다시 공부를 시작해 보세요. 얼마나 바쁘게 변화하는 시절입니까. 예전에 배운것 재탕 삼탕 우려먹는 것은 이제 그만하세요.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 좋은 책은 권해주고 선물도 해주면서 책읽는 분위기를 주도하고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은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세요.
소크라테스... 아시지요? 아는 척하는 옹졸한 사람을 가장 미워했던...
현명하고 지혜로운 삶이 출발하기 위해서는 겸손이라는 시동기가 필요하답니다. 혹시 이런 시동기가 필요한 분들 주변이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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