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들은 저녁 술자리가 많다. 정보통신 중견기업 A사의 김사장도 마찬가지... 그는 항상 이렇게 푸념한다. '이렇게 몸버리고 시간버리고, 좋아하지도 않는 술... 염증생긴 위장에 부어대는 이 마음을 누가 알 것인가?'
어느날 새벽에 택시를 타고 집에 들어가던 김사장... 오랫만에 회사 앞을 경유해서 가게 되었는데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회사에 아직도 불이켜져 있는 것이다. '저기가... 가만있자... 개발실이군... 음 맞아, 개발실에 수당지급액이 많았지. 그게 다 야근수당이었군. 지금 이 시간까지... 역시 부하들을 믿어야돼... 그럼, 그럼.'
그래도 회사를 위해 젊음을 불사르는 직원들이 있다는 생각에 감격한 김사장, 급히 택시를 세우고 가까운 편의점에서 야식거리를 잔뜩 준비한다. 팔이 빠질 정도로 무거운 야식을 낑낑거리면서 회사로 들고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개발실 층에 내린 김사장... 몇 걸음 걷다가 발을 멈추고 말았다. 어두운 복도에서 들여다본 개발실에서는 유명 '온라인게임 공성전'이 한창 이었기 때문이었다.
2.
경영자나 관리자가 빠지기 쉬운 오류 중에 '노력에 대한 보상'도 들어간다는 것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노력에 대한 보상은 중대한 오류다. 열심히 노력하는 직원... 일단 나쁠 것은 없어보인다. 고맙기까지 할 것이다. 하지만 그 고마움은 칭찬이나 격려에 그쳐야지 보상과 연계하는 것은 잘못이다.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가장 일찍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며, 가장 두꺼운 보고서를 만들고 가장 오랜시간 고객과 만났다고 해서 가장 유능한 직원은 아니다. 실제로는 가장 무능한 사람일 수 있다. 성과없음을 감성 차원에서 가려버리는 '노력'이 있다는 것을 분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인사평가 자료들을 한데 묶어 추려보면 능력, 실적, 인성의 세 부류로 나뉜다. 각각의 비중은 4/4/2이거나 3/4/3정도가 보통이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이러한 부류 속으로 위에서 살펴본 '노력'이 숨어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실적에는 발 붙일 수 없기 때문에 인성 항목에 큰 비중으로 들어가며 능력에도 스며든다.
인사평가자들은 매번 객관성을 요구받지만 대개 '감성적'인 답안지를 써낸다. 특히 자기 말을 잘 들으며 '늦게 퇴근하는' 부하에게 심정적으로 끌리기 때문에 실적의 부족을 능력과 인성 항목에서 메꿔주려 노력한다. 이 부분이 바로 오류가 현실로 대두되는 순간이다.
인사평가는 보상을 전제로 하는 공식적인 절차이다. 그 중요함 만큼이나 지향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인사평가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최고의 실적을 내는 인재들에게 최고의 보상을 해줌으로써 회사의 성장에너지를 유지확대 시키는 것이다. '감성적'인 인사평가는 성취욕구를 저하시키며 결국 인재를 밖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한다.
인사평가... 성과의 비중을 '매우' 강화하는 방향으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지금은 누이좋고 매부좋은 평생직장의 시대가 아니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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