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2010 년 5월 부터 머니투데이에 연재된 기업인재연구소 김태진 대표의 칼럼입니다>
스마트폰 지름신을 부르는 건?
: AR과 같은 상상력의 세상, 우리도 만들어야
요즘 AR이 뜬다. AR? 증강현실이라 불리는 것인데 영어로는 Augmented Reality 이다. 사전적으로는 현실(정보)에 유용한 정보가 더해진 것을 말한다. 이보다 쉽게 이해하려면 공상과학 만화나 영화를 떠올리면 된다. 영화 터미네이터를 보면 미래에서 온 로봇은 증강현실을 자주 활용한다. 주인공의 얼굴을 인식해 정보를 바로 확인한다든지 건물을 바라보면서 내부 도면과 주요 시스템 구조를 바로 확인하는 것이 그것이다.
요즘 이러한 AR 때문에 스마트폰 지름신에 시달리는 분들이 많다. 바로 이런 경험들 때문이다. 옆에서 친구가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날씨를 확인하고 메일을 체크하더니 주요 뉴스가 뭐라고 알려줄 때에는 그럭저럭 참을 수 있다. ‘조금 편하네…’ 하면서.
그런데 갑자기 친구가 이상한 짓을 한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경험이다. 책 표지에 카메라를 갖다 대더니 찰칵 찍자 잠시 후 책에 대한 정보가 뜬다. 책 소개와 목차, 저자나 서평 등도 확인하고 e-Book으로 출간된 것은 바로 다운받아서 읽을 수 있다.
그 뿐이 아니다. 갑자기 내 얼굴에 카메라를 갖다 대더니 찰칵 찍자 잠시 후 내 싸이월드,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정보가 뜬다. 클릭하자 바로 내 트위터와 싸이월드를 검색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유형을 영상인식 기반 증강현실이라고 한다. 이런 것들은 바코드를 활용해서도 진가를 발휘한다. 아이폰의 경우는 쿠루쿠루와 같은 바코드 인식 어플이 있어서 바코드를 카메라로 찍으면 관련 상품정보를 검색하고 바로 구매도 할 수 있다.
눈 돌아가게 만드는 어플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잠시 후 친구는 약속 장소 근처 맛집을 바로 찾아내더니 밥을 먹은 후에는 ”커피 한 잔 할꺼지?” 하더니 “아, 바로 옆에 35m만 가면 좋은데 있네!”하면서 성큼성큼 가버린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친구가 결재하는 장소는 모두 자신의 카드가맹점이다.
이처럼 GPS와 나침반이 결합해서 만들어진 어플들이 쏟아지고 있다. Odiyar 라는 어플은 지도상에 자신의 위치를 바로 표시해 주면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 입구를 표시해 준다. 내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약국이나 커피전문점을 바로 찾아주는 어플들은 이미 유명하다. 해외에서 만들어진 LayAR이라는 어플은 한층 더 엄청나다. 빵집, 안경점 등 어떤 품목이든 검색을 하면 가장 가까운 곳을 알려준다.
여행에서도 스마트폰은 놀라운 기능을 선보인다. Nearest Tube 라는 어플은 세계 각지에서 지하철역의 위치를 알려주는 어플이다. 카메라로 전방을 보고 있으면 가장 가까운 지하철 위치가 거리와 함께 표시된다. 여행 가기 전 해당 국가 어플을 다운받아서 가면 편리하다.
이 외에도 위키튜드도 인기있는 어플이다. 여행지에 가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사진에 나오는 장소를 인식하여 여행정보와 매칭을 한 다음 그 장소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이제는 배낭여행을 하면서도 전문가이드가 설명해주는 정도의 충실한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열광의 이면에 드리운 그림자
스마트폰에서 구현되는 다양한 어플들, 그 중에서도 증강현실이라고 불리는 기능들을 볼 때 놀라고 감탄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어플들을 즐기며 이용하는 이면에는 이토록 창의력이 넘치는 공유지의 세계를 기획하고 설계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왜 이런 자유로운 상상력은 미국과 유럽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일까? 우리에겐 무엇이 필요한가에 생각이 머문다.
하드웨어 위주의 성장이 아닌 소프트웨어에 대한 국가적 육성이 필요하겠다. 하지만 어쨌든 궁극의 답은 교육에 있지 않을까? 창조적인 상상력이 만개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공교육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집단의 지혜가 모이길 기대한다.
2010. 5. 18.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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