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2010 년 5월 부터 머니투데이에 연재된 기업인재연구소 김태진 대표의 칼럼입니다>
당신의 가격은 얼마입니까?
: 트윗얌(TweetYam)은 21세기 인간시장의 예고편인가
1.
"트위터 하시나요?"
요즘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2006년 마이크로 블로그를 표방하며 시작했던 인터넷 서비스 트위터(http://twitter.com)가 우리 주위에 바짝 다가온 느낌이다. 며칠 전 보도된 바에 따르면 트위터 가입자는 1억명을 돌파했다. 지금도 1초에 4명 가까이 가입하고 있다는 것인데 실로 엄청난 폭발력이다.
반면 트위터를 왜 하냐는 질문도 의외로 많은데 이 경우는 '대략 난감'할 때가 있다. 그 동안 자주 접했던 인터넷 서비스와 사용방법이 사뭇 달라서 설명하기가 그리 만만하진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매력은 쉽다는 것이다. 전화나 메신저 대신 트위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그만큼 간단하고 편리하다. 또 140자 이내로 간단한 글을 작성해서 올리면 되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없이 트위터를 시작할 수 있다. 버튼클릭이라는 간단한 작업만으로 유명인들의 글을 구독할 수 있고 관심을 공유하는 사람들과는 서로 친구를 맺을 수도 있다.
게다가, 트위터는 재미있다. 이건 어느 정도 친숙해져야 감이 올 것이다. 트위터를 광장이라고 표현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장터라는 표현을 더 좋아한다. 일단 왁자지껄 시끄럽기 때문이다. 개인별 홈페이지에는 타임라인이라고 부르는 공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여기는 내가 구독신청(Follow)한 글들로 언제나 북적인다. 그 이야기들 중 재미있는 것을 집어 댓구를 하거나 친구들에게 소개할 수 있다. 그러다보면 장터 수다에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는 것이다.
오늘 있었던 일이다. 누군가가 내 타임라인에서 이렇게 떠든다. "요즘 많이 쓰는 말 중에 '오덕후'라는 말의 의미를 당췌 모르겠는데 혹시 아시는 분 있나요?" 오덕후란 일본어 오타쿠를 음차한 한국어가 아닌가. 답글을 날려준다. 곧 이런 글이 뜬다. "오덕후꾹!캄사!" 그리고는 답을 날려준 사람들 아이디를 가지런히 소개한다. 이처럼 요즘은 지식인 보다도 트위터가 10배는 빠르다는 말이 나오는 형편이다.
어제는 재미있는 앙케이트가 떴다. "진심으로 하고 싶지만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은?" 그러자 누군가 트위터를 날린다. "부장님, 일하기 싫습니다." 그러자 관전하던 누군가가 옆에서 한마디 거든다. "부장님도 사실 그 마음이라는거~." 직장 다니던 시절이 문득 떠올라 이렇게 끼어들어 보았다. "부장님, 당신이 싫습니다." 그러자 즉시 답글이 뜬다. "말씀드렸죠, 부장님도 그 마음이라는 거~ 부장님도 우리들이 싫습니다!"
이처럼 장터를 누비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다보면 금새 시간이 흘러 버린다. 이처럼 트위터는 편리한 연락 수단이면서 재미가 쏠쏠한 오락거리이기도 하다. 요즘은 이용자가 일정 수 이상으로 불어나면서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그룹이 생겨나고 있다. 모꼬지나 한국트위터모임이 그것인데, 카페와 같은 커뮤니티의 기능도 트위터가 상당 부분 잠식하지 않을까 예상하게 되는 대목이다.
2.
"교수님 트위터는 얼마인가요?"
제자들의 질문이다. 트위터 가격을 매겨주는 서비스가 있는데 이름은 '트윗얌(http://tweetyam.com)'이다. 운영사는 넷다이버. 이 회사는 '블로그얌'이라는 서비스로 유명하며, 그 기술을 트위터에 적용하여 트윗얌을 만들고 해외에도 진출하고 있다.
서비스 이용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사이트에 가서 트위터 아이디를 입력하면 잠시 후 가격을 매겨준다. 누구의 트위터든 상관이 없다. 가장 비싼 트위터는 누구의 것일까 궁금하지 않은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트위터 하면 떠오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가장 유력하다. 370만명이상이 받아보고 있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트위터 평가금액은 약 3백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34억원 가량이다. 그 뒤를 잇는 것으론 오프라 윈프리나 빌 게이츠의 트위터를 꼽을 수 있겠는데 각각 80만 달러와 63만 달러 정도 평가를 받고 있다.
트윗얌의 가치평가 기준은 공개되어 있다. 매우 명쾌하고 단순하다. 얼마나 활발하게 글들(tweets)을 올리고 있는지와 몇 명의 구독자(follower)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그 구독자들은 또 얼마나 많은 구독자를 갖고 있는지 이 3가지 점수를 더해서 평가한다. 100명을 대상으로 10개의 글을 날린 트위터보다는 1000명을 대상으로 100개의 글을 날린 트위터가 더 값이 나가지 않겠는가. 매우 간단한 기준이지만 온라인에서 한 개인이 갖는 영향력의 크기를 개략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
트위터는 확산력이 뛰어나다. 바로 리트윗(Retweet) 기능 때문이다. 타임라인에서 구독을 하다가 재미있거나 중요한 글을 만나면 한번의 클릭으로 자신의 구독자들에게 바로 전송이 가능하다. 이러한 기능이 잘 활용되는 대표적인 예는 응급상황에서 희귀한 혈액을 구할 때이다. 혈액이 필요하다는 글이 올라오자 수많은 사람들이 리트윗을 날려서 병원 가까운 곳에 그 혈액을 가진 분들의 도움으로 귀한 생명을 살린 사례가 많다. 이처럼 피라미드 식으로 퍼지는 확산력은 온라인에서의 영향력을 배가시킨다.
단락 처음으로 돌아가 제자의 질문에 답을 하자니 왠지 초라해 진다. 필자의 트위터 가격을 보니 이제 겨우 4백만원 선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이 정도는 단기간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구독자가 최근에야 1천 명에 도달했으니 그 가격도 불만을 가질 처지는 아니다. 관심 분야에 대해 일관되고 지속적인 트윗을 날릴 수만 있다면 구독자도 점차 늘어날 것이고 값어치도 꾸준히 올라갈 것이다. 트위터 역시 외형 보다는 알맹이가 성패를 좌우하는 매체임에 분명하다.
재미삼아 해볼 수 있는 서비스에 불과하다고 낮게 평가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필자는 트윗얌 서비스에서 미래를 여는 거대한 움직임을 엿본다. 그것은 바로 한 개인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에 대해 평가하고 값을 매기는 세상이다.
3.
"당신은 얼마입니까?"
미래학자들은 한결같이 개인의 지식과 역량이 거래되는 인간시장을 예언하고 있다. 물론 모두가 이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성을 갖춘 엘리트, 즉 부가가치를 많이 만들어내는 인재들만의 시장, 즉 '그들만의 리그'인 것이다. 나머지는? 88만원 세대에서 예견되듯 일방적으로 정해진 몸값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차이는 스스로를 팔 수 있느냐 없느냐로 갈린다.
"이전 세상에서는 자신을 팔았다는 말이 최악의 평판이었지만 새로운 시대에는 자신을 팔지 못한다는 말이 최악의 평판이 되고 있다." -로버트 라이시
이젠 평생직장은 없다.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조직의 일원으로서 영원히 살 수 없다는 것은 조직 밖에서의 삶에 대한 대비를 요구한다. 그 삶은 '스스로를 고용하는' 혹은 '개인브랜드를 갖는' 삶이라고 표현된다. 수명이 길어지고 중년 이후의 삶에 대해 새로운 설계가 요구되는 지금 유력한 하나의 대안은 바로 자신을 효과적으로 파는 것이다.
트윗얌에서 우리는 우리의 활동에 대해 어떻게 값이 매겨지는지를 본다. 가격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가지는 의미까지 가볍게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프로토타입'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 슬슬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값도 매겨보면서 자극과 영감을 얻는 것, 괜찮지 않을까?
2010. 5. 2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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