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그동안 닫힌 희의실 문 뒤에서 중역들 사이에서만 논의 되던 모든 부적절하고 혼돈스러운 사내 정책의 실체를 금기의 영역 없이 다루었다. 회사가 어떤 직원을 신임하고 어떤 직원을 제거하는지, 회사의 교묘한 보복조치나 특별한 보상정책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 회사가 직원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비밀들을 파헤치고, 각각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자신을 보호할 수 잇는지 차근차근 안내한다.
책 안쪽 표지에 있는 이 책에 대한 설명이다. 이 설명만 보면 회사의 임원이나 인사부서 담당자들이 깜짝 놀라서 부하들이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하고 노심초사할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신입사원과 간부에 이르지 못한 실무담당 사원들에게 꼭 필요한 책, 즉 회사에서 억지로라도 읽혀야 할 책으로 보인다.
임원급에 가까운 간부들은 부하들의 상식을 문제삼는다. 그러면서 때로 벌어지는 '무뇌적' 행태들에 혀를 찬다. 그리고는 바로 내보낼 궁리를 한다. 다른 동료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사내 스캔들, 공개석상에서 회사의 방침을 비판한다거나 상사와 대립하는 행위, 이메일에 치명적인 내용을 담거나 특정 사람들과 패거리를 짓는 행위, 그외 회사돈 함부로 쓰는 행위 등은 전형적인 무뇌적 행태들이다. 이에 대해서는 확실한 보복이 따른다. 하지만 그 과정은 극비리에 진행된다. 당사자가 전혀 알 수 없도록. 그것은 노동구제제도 때문이다.
이 책이 폭로하는 내용의 핵심이 바로 이것이다.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의 어느 기업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뒷통수 매커니즘'. 몇몇 장면에서는 너무나 노골적이어서 관련된 간부들이라면 치부가 드러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그래도 간부들은 이 책을 읽히고 싶을 것이라고 본다. 문제직원을 내보낼 때마다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소진하기 때문에 그런 일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뒤통수 맞습니다... 하고 사전 교육을 시켜주는 셈이니 사후 '그들만의 비밀'이 어느 정도 새어 나간다고 해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셈이 된다.
또한 상하 관계에서 상호 몰이해가 빚는 아이러니들을 현격히 줄일 수도 있다. '회사가 주는 만큼 일하는 사원'과 '직원이 보여주는 만큼 보상하고 싶어하는 회사' 사이에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큰 강이 흐른다. 이런 현상이 조직 전반에 퍼져 있다면 이해 당사자 모두 피해자라고 할 수 있겠는데 회사와 개인의 갈등이 벌어질 경우 아무래도 회사 보다는 개인의 타격이 큰 법. 회사는 다른 직원으로 대체하면 되기 때문이다. 회사가 맞춰주느냐 직원이 맞춰주느냐...라는 오래된 질문에 옛 선조들의 현답이 있지 않은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는...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하는 사실 한 가지.
이 책은 원칙에 대한 책이 아니다. 다만 현실을 말한다. 21세기 경영관련 책들에는 코칭, 동기부여 이론, 서번트 리더십, 신뢰투명경영, 수평적 조직론 등 '옳은 말들'이 많이 써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그렇게 가야한다는 가르침이다. 그렇다면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
건전한 회사라면 책들에 나오는 이런 이상적인 풍경들이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미련함이다. 이런 신참들이 혹시 있다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할 것이다. 시행착오를 10분의 1 이하로 줄여줄 것이다. 5년차에서 10년차 정도 되는 직장인들도 승진이나 연봉과 관련하여 직장과 갈등을 빚고 안좋은 모양새로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들... 그토록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했건만 이 책의 교훈을 체험으로 얻지 못했던 것이다. 불행하게도...
지혜로움의 단계에 이르려면 '천사의 이론'만으로는 반푼이다. '악마의 경험'을 체득하는 것이 다른 반푼이기 때문이다. 조직 생활에서 성공하고자 한다면 적어도 30대 중반엔 지혜의 한 자락을 붙들고 자신만의 체계가 서야 한다. 싫든 좋든 '악마의 경험'을 뼈 속 깊이 익히지 못한 채, '천사의 이론'을 떠드는 우를 범해선 안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책이 원칙을 말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폄하한다. 하지만 지혜의 과정이 존재 한다면, 이 책이 원칙을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비난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그 만큼 현실논리를 충분히 반영했기 때문이며, 그것을 읽는 이들에게 호소력있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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