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미루고 미루다가 집어든 책, 88만원 세대. 이미 많은 경로를 통해서 책의 요지와 찬사를 들었던 바, 기대치는 많이 내려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왠걸, 게으름으로 인해 놀라운 책을 늦게야 접한 셈이 되었다.
저자. 우석훈. 프랑스 파리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경제학자이다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경제학의 관점에서 우리 사회가 안고있는 구조적 문제와 모순들을 명쾌하게 풀어나간다. 유럽 지성의 세례를 받은 저자는 그 장점을 잘 흡수하여 값진 정신적 자산으로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 각국에서 오랜 세월 체류한 경험은, 그 나라들이 국가의 근간을 설계하고 적응시켜 나간 과정을 깊이 이해하게 함으로써 미국과 일본을 비교하여 우리의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최선의 대안을 바로 떠올릴 수 있게 하는 바탕이 되었다.
앞뒤 안가리고 달리는 것은 당장은 앞서가는 것 처럼 보일지 몰라도 얼마 가지 않아 체력이 고갈되고 쓰러질 수 밖에 없다.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고 다음 세대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등반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이 양보해서 마라톤일 수는 있지만 100미터 달리기여서는 곤란하다. 저자가 보기에 우리나라에서는 100미터 달리기도 아니고 승자독식의 광란의 질주가 벌어지고 있다. 저학력, 여성, 20대 순으로 가장 힘이 없는 약자들이 이 사회의 밑바닥으로 내몰릴 수 밖에 없는 비정한 게임. 가장 기초적인 안전망 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승자독식의 게임판을 과감하게 열어젖힌 노무현 정부에 대한 비판도 준엄하다. 개미지옥의 비유에서는 정말 소름이 돋는다.
386 세대의 집단적 행태에 대한 비판은 한층 더 신랄하다. 군부독재에 저항하여 투쟁하면서 열심히 독서도 하며 전투력을 키운 세대, 이들은 30대 국회의원들을 배출하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국가를 경영하는데 깊숙히 관여하기도 했다. 이들은 벤처열풍에서는 전면에 나서서 과실을 얻었고, 막차로 합류한 '제대로 된 직장'에서는 강성귀족노조를 일궜다. 원정출산의 1세대이며 조기 사교육 열풍의 진앙지이다. 그러면서도 후배들에 대해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들이다. 유신세대와 결탁해 비정규직을 양산하면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사수하고 사회 양극화에 불을 지핀다.
이 책의 가치는 문제 제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을 넘나드는 체계적이고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낱낱이 해부하고 '88만원 세대' 문제를 해결할 너무도 명쾌한 모범답안을 던져준다. 그러면서도 가장 현실적인 대안까지 알려주는 센스... 정부, 지방정부, 지역사회, 민간부문 등 모든 의사결정 주체들이 의지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방안들이 다채롭다.
세렝게티의 톰슨가젤들에게 가장 위험한 때는 풀을 찾아 강을 건너야 할 때이다. 강에는 무서운 악어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수백마리의 가젤들은 우두머리를 따라 강에 몸을 던져 헤엄을 친다. 그 중 악어에 가장 가까이 있던 몇 마리가 악어의 배를 채우고 죽어가는 동안 나머지는 무사히 물을 건넌다. 유신세대를 부모로, 386을 삼촌뻘로 가졌진 20대, 이들은 지금 약한 가젤들이다. 이들이 지금 불리우는 이름도 없이 '덩어리진 채' 강물에 휩쓸려 가면서 어떤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면 심한 표현일까?
외국계 패밀리레스토랑 아르바이트에서 횡행하는 꺽기, 생명을 위협받는 주유소 알바, 골프장 캐디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가슴 아픈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저자의 신중한 결말처럼 20대는 생존을 위해 바리케이드를 치고 짱돌을 들어야 할 것인가. 20대가 토익을 외우느라 너무 바빠 그럴 수 없다면 사교육에 인질로 잡힌 10대가 거리로 뛰쳐나와 해결해 줘야 할 것인가. 부모의 등골을 빼먹는다고 욕을 먹는 20대... 그 비난이 너무나 부당하다는 것은 안다. 자, 선택은?
관련글. 부모 등골을 빼먹는 20대... 에게 고함
저자. 우석훈. 프랑스 파리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경제학자이다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경제학의 관점에서 우리 사회가 안고있는 구조적 문제와 모순들을 명쾌하게 풀어나간다. 유럽 지성의 세례를 받은 저자는 그 장점을 잘 흡수하여 값진 정신적 자산으로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 각국에서 오랜 세월 체류한 경험은, 그 나라들이 국가의 근간을 설계하고 적응시켜 나간 과정을 깊이 이해하게 함으로써 미국과 일본을 비교하여 우리의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최선의 대안을 바로 떠올릴 수 있게 하는 바탕이 되었다.
앞뒤 안가리고 달리는 것은 당장은 앞서가는 것 처럼 보일지 몰라도 얼마 가지 않아 체력이 고갈되고 쓰러질 수 밖에 없다.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고 다음 세대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등반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이 양보해서 마라톤일 수는 있지만 100미터 달리기여서는 곤란하다. 저자가 보기에 우리나라에서는 100미터 달리기도 아니고 승자독식의 광란의 질주가 벌어지고 있다. 저학력, 여성, 20대 순으로 가장 힘이 없는 약자들이 이 사회의 밑바닥으로 내몰릴 수 밖에 없는 비정한 게임. 가장 기초적인 안전망 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승자독식의 게임판을 과감하게 열어젖힌 노무현 정부에 대한 비판도 준엄하다. 개미지옥의 비유에서는 정말 소름이 돋는다.
386 세대의 집단적 행태에 대한 비판은 한층 더 신랄하다. 군부독재에 저항하여 투쟁하면서 열심히 독서도 하며 전투력을 키운 세대, 이들은 30대 국회의원들을 배출하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국가를 경영하는데 깊숙히 관여하기도 했다. 이들은 벤처열풍에서는 전면에 나서서 과실을 얻었고, 막차로 합류한 '제대로 된 직장'에서는 강성귀족노조를 일궜다. 원정출산의 1세대이며 조기 사교육 열풍의 진앙지이다. 그러면서도 후배들에 대해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들이다. 유신세대와 결탁해 비정규직을 양산하면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사수하고 사회 양극화에 불을 지핀다.
이 책의 가치는 문제 제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을 넘나드는 체계적이고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낱낱이 해부하고 '88만원 세대' 문제를 해결할 너무도 명쾌한 모범답안을 던져준다. 그러면서도 가장 현실적인 대안까지 알려주는 센스... 정부, 지방정부, 지역사회, 민간부문 등 모든 의사결정 주체들이 의지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방안들이 다채롭다.
우선 사교육의 인질로 잡혀 창의력을 말살당하고 있는 10대를 구출하기 위한 중등, 고등교육 개혁방안, 대학서열화를 단번에 바꿀 수 있는 유럽 모델들
비정규직이 양산되면서 인적자본이 메말라가고 혁신이 사라지는 산업현장을 뜯어 고치기 위한 방안들, Job Sharing, 노동자 재교육과 창업지원에 소요할 지원금을 늘리는 방안들
대기업의 횡포로 생존을 위협받는 중소기업과 대형유통업체와 프랜차이즈에 밀려 설곳을 잃고 있는 자영업을 살리기 위한 간단하면서도 실효성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정책대안들
세렝게티의 톰슨가젤들에게 가장 위험한 때는 풀을 찾아 강을 건너야 할 때이다. 강에는 무서운 악어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수백마리의 가젤들은 우두머리를 따라 강에 몸을 던져 헤엄을 친다. 그 중 악어에 가장 가까이 있던 몇 마리가 악어의 배를 채우고 죽어가는 동안 나머지는 무사히 물을 건넌다. 유신세대를 부모로, 386을 삼촌뻘로 가졌진 20대, 이들은 지금 약한 가젤들이다. 이들이 지금 불리우는 이름도 없이 '덩어리진 채' 강물에 휩쓸려 가면서 어떤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면 심한 표현일까?
외국계 패밀리레스토랑 아르바이트에서 횡행하는 꺽기, 생명을 위협받는 주유소 알바, 골프장 캐디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가슴 아픈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저자의 신중한 결말처럼 20대는 생존을 위해 바리케이드를 치고 짱돌을 들어야 할 것인가. 20대가 토익을 외우느라 너무 바빠 그럴 수 없다면 사교육에 인질로 잡힌 10대가 거리로 뛰쳐나와 해결해 줘야 할 것인가. 부모의 등골을 빼먹는다고 욕을 먹는 20대... 그 비난이 너무나 부당하다는 것은 안다. 자,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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