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재경영/코칭과대화기술

말 안 듣는 아이, 말 안 듣는 직장후배 어떻게 해야 하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 18.
커뮤니케이션의 품질단계에서 최악의 레벨에 '단절단계'가 있습니다. 사춘기 아이들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경우로, 부모와의 대화를 꺼리는 기색이 역력하고, 무슨 말만 해도 잔소리로 여기고, 반항합니다. 말에 가시가 돋히기도 하지요. 서운한 마음이 쌓이다가 결국은 이해할 수 없게 되고 이러한 상황에 대해 화가 나게 됩니다. 같은 직장의 후배가 단절단계에 와있다면 그것도 참 괴로운 일일 겁니다. 상담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 왜 내 말을 도통 들으려 하지 않는지 난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 아이(혹은 부하)가 말을 듣지 않는군요.
- 네.
- 해가 되지 않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도 도통 받아들이지 않는군요.
- 네, 바로 그렇습니다.
- 그런 마음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으신 거지요?
- 네, 그렇다니까요.
- 그럼 상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선생님이 그를 이해하지 못하시는 것은 당연합니다.
- (공감을 얻어서 기쁜 듯) 네, 제 맘을 이해해 주시는 군요.
- 제 말을 오해하셨군요. 선생님은 그를 비난할 자격을 갖지 못하셨습니다. 또한 그에게 조언할 자격도 얻지 못하셨습니다.
- 네?
- 그를 이해하는 단계를 건너뛰셨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도움 되는 이야기라 하더라도 그건 선생님 생각일 뿐, 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말은 잔소리에 불과합니다.
- (당황하며) 당치도 않은 말씀을! 제가 그 입장을 이해 못하겠습니까? 저도 이미 다 겪어본 일이고 누구보다 잘 아는 일이란 말입니다.
- 네, 불행하게도 말씀하신 내용 그대로가 잔소리의 필수요소입니다.
- ... ...

너무나 뻔하다고 생각하는 그곳에 맹점이 있습니다. 불쑥 입에서 튀어나오는 잔소리는 무조건 다시 집어넣어야 합니다. 대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의 고민에 대해 공감해 주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상대는 스스로의 해답을 찾아갈 힘을 얻으니까요.

대화의 '단절단계'는 단번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빈정상하게 하고 마음을 닫게 만드는 무수한 일상이 반복된 것이고 또 개선할 수 있는 무수한 기회를 그냥 흘려버린 결과입니다. 그렇기에 시간이 필요합니다. 정상적으로라면 그 기간 만큼의 공을 들여야 원상회복이 되겠습니다만 풀리려면 금방 풀리기도 합니다. 결국 신뢰의 문제이고, 진실은 통하는 법이니까요.

반항하는 10대 아이들로, 혹은 얼굴만 봐도 스트레스 받는 최악의 후배들로 마음 상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간단한 제안을 하나 할까 합니다. 설득하거나 이해시키려 하지말고, 제대로 한 번만 들어보세요. 그러고 보면 편견없이, 중단없이 이야기를 들어본 일이 실로 오랫만이지요. 혹은 처음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