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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경영/인재와 경영

진정 기업은 주주의 것인가.

by -기업인재연구소- 2010. 3. 22.
1.
지난 수십 년간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논의에서
오직 주주다... 라는 주장이 우위를 점해왔습니다.
주주 자본주의라는 말이 그러한 상황을 정리한 말이지요.
20세기 후반 미국에서 몰려온 거대한 쓰나미였습니다.

사실 일본이나 유럽에서 기업을 생각하는 개념은 많이 다릅니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영향을 받아서 기업문화가 형성되다보니
기업엔 오너가 있으며 기업의 의사결정에
오너의 의지가 절대적이라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지요.

하지만 미국은 주주에게 최선을 다하는 전문경영인
즉 CEO를 중심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시스템을 '선'이라고 보았습니다.
정보화 시대를 선점한 미국이 여전히 절대 강국인 상황에서
CEO가 인기인이 되고, 그들의 성공이 집중 조명을 받았습니다.

CEO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평가받는 기준이
- 결산보고서에 찍히는 단기실적이 목표치에 도달했는가의 여부
- 해마다 기대치 만큼의 배당금을 바칠 수 있는가의 여부
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런 기준을 충족시키면 목숨을 부지할 수 있고
또 천문학적인 보너스를 받을 권리를 얻었습니다.

2.
여러분들은 주인이라는 말에서 어떤 이미지들을 떠올리십니까?
달리 표현해 본다면...
어떤 단어가 주인다움을, 그래도 가장 이상적인 주인의 느낌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3. 
주주가 기업의 진짜 주인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저자 토마스 프리드먼은 
동서의 장벽이 무너진 세상에서 빠른 정보망을 활용, 
자신의 돈을 불리기 위해 몰려다니는 글로벌 투자자 집단을
이렇게 묘사한 바 있습니다. - 전자 소떼!

이처럼 지역 연고도 불분명하고, 국가나 사회에 대한 소속감도 희미하고
관심이라고는 오직 자기 돈을 불리는 것에만 쏠려 있는 사람들...
좋은 말로는 투자자라고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투기꾼들입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회사 주식의 대부분을 갖고 있다고 할 때
기업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요?

기업이 건강하다는 것은 아무래도
-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어내고
- 그 댓가로 적정한 이윤과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며
- 그것도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상태일 것입니다.
- 구성원들이 만족과 보람을 느끼고
- 사회에 유의미한 기여를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누가 뭐래도 성장하고 발전하는 기업이라면 적어도
경영자들이나 근로자들에게는 이런 것들이 필요합니다.

- 사명감과 협동심, 공동의 목표에 대한 기여와 헌신

반면 주주들에겐 이런 것들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다만 경영진들이 잘못을 하는지 감시하고
보다 많은 수익을 창출하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합니다.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이들이 공동에 대한 충성심과 애착이 있을리 없지요.

4.
전문경영인의 의사결정이 기업의 미래를 향할까요, 자신의 이익을 향할까요.
언제 잘릴 지 모르는 이들은 단기적인 이익을 탐하게 되어있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갖다주면 100% 그 배를 가르게 되어있습니다.
주주 자본주의는 결정적인 흠결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5.
지난 세기 한 재벌 2세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근로자들에게도 주인의식이 필요하지 않느냐... 라는 질문에

"지들이 뭔데 주인의식을 가집니까. 그냥 시키는대로 일하면 돼요.
주인의식은 주인이 가지는 것이지 머슴이 가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너의 전횡, 재벌들의 문어발식 경영이 문제를 일으키던 시기에
주주 자본주의는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대안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겪어보니 한계가 드러나는 모습입니다.

오직 자기 돈만 중요한 사람들...
주주들은 배당금과 주가차익에만 침을 흘립니다.
전문경영인은 보너스와 스톡옵션에만 침을 흘립니다.
장기적인 관점은 자취를 감추고 보다 넓은 차원의 가치는 한가한 이야기가 됩니다.

이들이 주인과 집사로 있는 한 기업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중추로서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는 맡은 바 역할을 다 하기는 어렵습니다.

6.
신뢰 받을 수 없는 주인, 주주.
경영자는 물론 근로자들에게서 주인의식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주주 자본주의는 멀지 않은 장래에 참 어리석은 제도였다는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지혜는 멀리 보는 것이고 보다 넓게 담아내는 것입니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 그 속에서
앞으로도 기업은 계속 생겨나고 사라질 것입니다.
존경 받는 기업을 기대합니다.